[광주매일신문]
‘안락의자 여행자’와 떠나는 작품 속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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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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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립미술관 국제전 ‘리너스 반 데 벨데-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
가상·현실 넘나드는 ‘스튜디오 영화’ 등 실험적 작품 소개
집밖 활동을 하거나 남에게 보이는 것을 싫어하는 작가. 그는 외부에서 작업하거나 전시를 위한 공식행사조차 꺼린다. 작업을 할 때면 집에 있는 안락의자에 앉아 여행을 떠난다. 스스로를 ‘안락의자 여행자’라 소개하는 벨기에 작가 리너스 반 데 벨데가 서울을 거쳐 전남에서 전시를 연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오는 8월18일까지 ‘리너스 반 데 벨데 -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 국제전시를 개최한다. 서울 아트선재센터 기획 및 전시를 시작으로 스페이스 이수에 이어 전남도립미술관에서 두 번째로 선보이는 전시다. 이번 전시에선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주로 활동하는 리너스 반 데 벨데의 회화, 영상, 조각, 설치 등 독특하고 실험적인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작가는 직접 밖으로 여행을 떠나는 대신 책과 영화, 뉴스와 잡지, 미술 서적과 역사서 등 다양한 매체로부터 예술적 영감을 얻으며 이를 작품 속 스토리로 활용한다.
그는 직접 촬영하거나 수집한 사진, 매체에서 클리핑한 이미지나 역사적 인물에 대한 기록 등 일차적 사료를 기반으로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한다.
작업 초기에는 주로 드로잉 작품을 선보였지만 이후 회화, 설치, 조각 등 점차 작품 세계의 확장을 이루며, 2019년부터는 가상공간을 배경으로 한 비디오 작품들을 본격 선보였다.
전시 제목은 그의 작품 ‘나는 해와 달과 구름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에서 인용된 것으로, 이 문장은 앙리 마티스가 그림 그리기 좋은 빛을 찾기 위해 프랑스 남부로 여행을 떠나며 했던 말이다.
전시에서는 대형 목탄화를 비롯해 신작 오일 파스텔화 및 색연필화, 영상, 조각, 설치까지 최근 신작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세 편의 영상 ‘마을 사람들’(The Villagers), ‘라 루타 내추럴’(La Ruta Natural), ‘하루의 삶’(A Life in a Day) 작품은 철저히 작가의 작업실 안에서만 촬영된 ‘스튜디오 영화’다.
가상과 현실, 모험과 일상을 드나드는 허구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또 영상 속 등장하는 장치들은 모두 작가가 제작한 것들로, 전시장에서는 실물 크기의 세트장과 다양한 소품을 재현한 대형 설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서울에서 개최한 전시를 더 많은 지역민과 향유하고 동시대 미술의 현주소를 폭넓게 이해하고자 마련하게 됐다”며 “작가의 예술 여행에 함께 동참함으로써 우리의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상상력의 무한한 힘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