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 60년간 변치 않은 열정으로 빛의 추상 구현

보도일자
202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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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제길 빛 사이 색'
5월 12일까지 도립미술관

“나는 선 중에서도 직선을 가장 사랑한다. 그 이유는 직선은 강인한 성격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는 내가 가진 내성적인 여러 결함 때문에 직선을 사랑하고 그 직선의 곁에서 떠나려 하지 않은지도 모른다.”

60여 년간 예술작업에 몰두한 우제길 작가의 작가 노트 일부분이다.

우 작가는 빛을 주제로 다양한 작업 방식을 구현했다. 변하지 않는 그의 열정이 담긴 작업세계를 만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최근 개막한 ‘우제길: 빛 사이 색’이다.

우 작가는 60여 년간 ‘빛’을 주제로 추상 작업 이어오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회화세계를 구축했다. 현재까지도 끊임없는 창작 욕구와 새로움에 대한 갈망으로 ‘빛’의 다양한 변주를 시도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최신까지의 작업물을 비교해 관람하다 보면 달라지는 그의 작업세계가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이번 전시는 1960년대 이후 작가의 초기 대표작부터 다채로운 색채가 돋보이는 2024년 신작과 아카이브 자료를 포함해 총 10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는 작가의 시대별 작업 변화에 따라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기하학적 추상의 시작’에서는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기하학적 추상이 시작된 우 작가의 초기작을 만나 볼 수 있다. 1942년 일본 교토에서 출생한 우 작가는 4살이 되던 해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와 광양과 광주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이후 광주서중을 거쳐 광주사범학교에 입학한 그는 한국 앵포르멜(Informel) 대표작가 양수아를 스승으로 만나 추상미술의 싹을 틔운다. 1961년 교사로 부임한 그는 1992년까지 교직 생활과 작업 활동을 병행한다.

2부 ‘어둠에서 찾은 빛’에서는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 당시 우 작가는 어둠을 배경으로 작업했다. 어둠은 빛을 돋보이게 하는 가장 완벽한 배경이라고 믿어서다. 절단된 면의 틈 사이로 솟아남과 특유의 직선이 강조된 대작이 인상 깊다. 우 작가는 1970년대까지 손과 손바닥으로 여러 차례 문질러 그라데이션 효과를 주며 빛의 변화를 표현했다. 1980년대 들어서야 도구를 사용하게 됐고, 빛의 반사를 세밀하게 구현하기 시작했다.

3부 ‘새로운 조형의 빛으로’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수평적 구조에서 산형, 첨탑형 등의 구도의 변화와 밝은 색채가 등장한다. 색의 밝은 부분에서 어두운 부분을 나타낸 그라데이션 기법은 조형의 입체감을 두드러지게 한다.

4부 ‘색채의 빛’에서는 다양한 원색으로 발현된 2000년대 작품을 소개한다. 단청과 색동저고리 등 한국 고유의 색에서 착안한 작품이다. 손에서 도구로 진화해 빛을 구현하던 우 작가는 이 시기 새로운 작업 시도를 하게 된다. 우 작가는 직선의 경계의 색이 섞이지 않도록 마스킹 테이프를 사용했다. 사용한 마스킹테이프와 한지를 콜라주 해 영롱한 빛줄기로 재탄생시켰다. 이러한 반복적인 색띠 작업은 빛의 속도감까지 담아낸다. 이는 빛의 단면을 묘사한 과거의 작업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현란한 색의 배치는 무작위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 계산된 색의 배열은 균형감을 지니고 있다.

5부 ‘지지 않는 빛’은 우 작가의 최신작을 만나 볼 수 있다. 평생 ‘빛’이라는 일관된 주제로 천착해온 우 작가는 지난 60여 년간 빛을 다양한 실험적 방식으로 표현했다. 그의 작업은 2020년대 들어 풍부해진 색채 표현과 함께 평면이 강조된다. 평면의 확장에 따라 색 비중이 커지면서 색채 힘은 보다 강렬해졌다. 겹겹이 쌓아 올린 직사각형 색과 면은 다양한 각도로 교차되며 색이 중첩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라데이션기법이 조형의 입체감을 주었다면 균일한 톤으로 가득 채워진 면의 중첩은 원근감과 몰입감을 만들어 낸다. 전시는 5월 12일까지.

한편 전남도립미술관은 4월 중 작가와의 대화를 개최해 우 작가와 작품에 대한 세부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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