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립미술관은 전남 강진 출신으로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강운의 《강운:운운하다》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구름의 형상을 표현한 구름 콜라주 작업부터 내면의 성찰과 마음의 치유를 주제로 한 색면추상 작품까지 3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본 전시는 구름 작업으로 친숙한 강운 작가의 신작을 통해 그의 새로운 예술세계를 조망하고자 기획하였다. 그의 신작 <마음산책>은 마음의 근원과 인간의 본질을 바탕으로 개인의 사랑, 이별 등의 추상적인 주제와 코로나, 5.18 민주화 운동 등 사회적 이슈를 담은 다양한 연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전시는 <마음산책>시리즈를 상처-반려기억, 치유-쓰고 지우기, 행간-시각적 촉각, 환기-마음읽기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살펴본다.
어느 날 작가는 무의식 속에 자신과 함께 살고 있는 일종의 트라우마와도 같은 ‘반려기억’의 존재를 인지하고 이를 치유하고자 <마음산책>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의 작업 과정은 캔버스에 자신의 상처를 상기시키는 글을 적고 그 위를 색으로 덮는 행위의 반복으로 이루어지며 작가는 이를 통해 자신의 마음이 치유되는 것을 느꼈다.
작업의 가장 큰 특징은 공감각적 요소인 ‘시각적 촉각’으로 켜켜이 쌓인 물감의 겹과 필사로 생긴 오돌토돌한 요철의 질감을 손이 아닌 눈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이는 감상자의 눈이 캔버스의 표면을 어루만지듯 자신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자 하는 것이다.
강운의 작업은 자연을 관조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인간의 마음을 탐색하는 것으로 그 관점은 바뀌었지만, 작품이 공통으로 관통하는 지향점은 작업의 과정 자체가 수행인 ‘구도적(求道的) 회화’이다. 이번 전시는 감상자에게 덮어두었던 내면의 상처를 직면하고 스스로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쓰고 지움으로써 더 드러나는 작품의 색채와 질감처럼 상처를 지우고 극복함으로써 얻는 진실의 의미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는 전시가 되길 기대한다.
강운, 마음산책-사주, 2021, 캔버스에 유채, 34.8x34.8x2cm
강운, 마음산책-영원한 햇살 01, 2022, 캔버스에 유채, 53.0x45.5x2cm
강운, 마음산책-자산어보 대화, 2021, 캔버스에 유채, 53.0x45.5x2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