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늘 스스로가 어떤 존재인지 정의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인간을 의미하는 '호모(homo)'의 수많은 수식어들은 이를 증명합니다.
지난 수백 년간 슬기롭고 이성적인 존재라 여겨졌던 인간은 신으로부터 벗어나 세계를 변화 시킬 수 있을 거란 믿음으로 가득 차 있었고, 실제로 과학기술의 놀라운 발전은 인류 문명에 믿기지 않는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인간은 스스로의 한계를 초월하는 도전을 지속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일상을 뒤흔드는 통제 불가능한 재해들을 경험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낯설고 새로운 상황과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는 다시 인간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자각에서 리움은 《인간, 일곱 개의 질문(Human, 7 questions)》展을 통해 인간으로 존재하는 것의 의미를 고찰하고 미래를 가늠해보고자 합니다. 전시는 인간에 대한 일곱 개의 질문을 던지는 형식으로 구성되며, 인간 실존에 대한 성찰이 확산된 20세기 중반의 전후(戰後) 미술을 필두로, 휴머니즘의 위기 및 포스트 휴먼 논의와 더불어 등장한 국내외 40여 명의 작가와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이를 통해 마음과 몸, 이성과 비이성, 나와 공동체, 실재와 가상,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인간상을 조명하고, 지금까지 당연시해 온 인간적 가치들에 대해 재고해보고자 합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다움을 규정 짓는 조건은 무엇인가? 나와 타자와 세계 사이의 경계는 어떻게 변화하는가? 우리는 인간 너머의 낯선 존재들과 함께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알베르토 자코메티, <거대한 여인 Ⅲ>, 1960, 청동, 235 x 29.5 x 54 cm. 리움미술관 소장, © Alberto Giacometti Estate, 사진 : 한도희
조지 시걸, <러시아워>, 1983, 청동, 183 x 244 x 244 cm. 리움미술관 소장, © The George and Helen Segal Foundation, 사진 : 한도희
로버트 롱고, <이 좀비들아: 신 앞의 진실>, 1986, 모터 달린 좌대 위에 청동상, 404.2 x 154.3 x 156.8cm 리움미술관 소장, © Robert Longo, 사진 : 한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