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립미술관은 2024 원로작가 초대전 《우제길: 빛 사이 색》을 개최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추상화가 우제길(1942~)은 60여 년간 ‘빛’을 주제로 한 기하학적 추상작업으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회화세계를 구축하였다. 그는 끊임없는 창작욕구와 새로움에 대한 갈망으로 ‘빛’의 다양한 변주를 시도하였다. 모노톤 배경에 칼날처럼 날카로운 직선으로 빛을 구현한 초기작부터 색띠를 이용한 콜라주 작업, 다채로운 색채미가 돋보이는 최근 작업까지 그의 변주는 현재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그의 실험적인 시도가 낳은 방대하고 다양한 작업을 정리하고 그의 독창적인 회화세계를 조명하고자 기획되었다.
전시는 시대별 작업의 변화에 따라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기하학적 추상의 시작’은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그의 초기작을 통해 ‘빛’을 주제로 한 추상이 탄생하기 전, 그의 과도기적 작품을 살펴본다. 2부 ‘어둠에서 찾은 빛’에서는 절단된 면의 틈 사이로 솟아나는 빛 작품들과 어두운 배경에 작가 특유의 직선이 강조된 대작들을 소개한다. 3부 ‘새로운 조형의 빛으로’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수평적 구조에서 산형, 첨탑형 등의 구도 변화와 밝은 색채가 등장하며 새로운 조형의 확장을 보여주는 작품들로 구성하였다. 4부 ‘색채의 빛’은 한국 고유의 색에서 착안한 원색의 빛을 콜라주와 테이핑 등 다양한 실험적 방식으로 구현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5부 ‘지지 않는 빛’은 평생 빛을 쫓아온 우제길 작가의 신작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보다 화려해진 색채와 밀도 있는 선과 면의 변주가 식지 않는 그의 작업 열의를 대변한다.
빛은 늘 주변을 에워싸고 있기에 우리는 그 존재를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어둠이 내리면 우리는 비로소 빛의 부재를 인식한다. 이처럼 우리는 삶에 역경이 찾아왔을 때 일상의 작은 행복이 ‘삶의 빛’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우제길은 작가로서 고난과 시련을 마주할 때마다 더 치열히 빛을 좇았다. ‘인생은 어둠 속에서 빛을 찾는 과정’이라는 말처럼, 빛의 궤적을 살펴보는 이번 전시가 그동안 인식하지 못한 ‘내 삶의 빛’을 찾는 기회가 될 수 있길 바란다.
우제길, Abstraction of red stripes, 1967, 캔버스에 유채, 117x91.7cm
우제길, Rhythm71-3A, 1971, 캔버스에 유채, 145.5x145.5cm
우제길, Rhythm 76-3K, 1976, 캔버스에 유채, 100x80.3cm
우제길, work92-6J, 1992, 캔버스에 유채, 163x259cm
우제길, Work 96-10B, 1996, 캔버스에 유채, 248.5x333cm
우제길, Light 2018A-1, 2018, 패널에 흰 테이프, 244x122.3cm
우제길, Light 2022-10F, 2022, 캔버스에 아크릴, 162x130.3cm
우제길, Light 2024-12A, 2024, 캔버스에 아크릴, 100.3x100.3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