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립미술관은 새해를 맞이하는 첫 전시로《전남-경남 청년작가 교류전: 오후 세 시》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교류‧상생‧협력’을 키워드 삼아 전남도립미술관과 경남도립미술관이 공동으로 기획한 전시로, 양 道 각각 일곱 명의 청년작가를 선정하여 두 지역 미술의 미래 세대를 소개합니다. 신진작가에서 중견작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놓인 청년작가들의 회화, 사진, 설치, 영상 등 총 36점의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입니다.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작가들은 내면에 존재하는 독특한 감성과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삶의 양상을 표현합니다. 저마다의 예술세계는 제도와 관념이 세워 놓은 갇힌 영역들을 넘어 개별적이고 고유한 경험들을 드러내며 묻혀 있던 사물의 존재 그리고 일상의 의미를 새롭게 깨워줍니다. 예를 들면, 무심코 지나칠 돌 하나에서 그것의 형태적 특징, 울퉁불퉁한 표면의 정도, 부딪혀 나는 소리 등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그러한 관찰과 유연한 접근으로 탄생한 작품은 때론 단순해 보이거나 낯설고 불편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지속된 변화의 시대 흐름 속 이러한 미술이 점점 일상에 밀접하게 느껴질 때, 더욱이 우리는 ‘연결과 확장’의 의미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관계가 어떻게 긴밀하게 연결되며, 또한 어떠한 형식으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가에 초점을 둡니다. 전시를 위해 만난 열네 명의 작가들은 사전 인터뷰를 통해 서로 묻고 답하는 영상을 남겼고, 별도의 전시구성으로써 작가와 관람객이 온라인으로 만나는 ‘연결 공간’을 마련하였습니다. 이는 전시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실천이 하나로 연결되는 방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소통의 지형도를 그리고 있습니다.
전시의 부제인 ‘오후 세 시’는 예술가로서 보내온 지난 시간에 대한 존중, 그리고 앞으로 맞이할 시간에 대한 응원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인간 존재의 본질과 자유를 강조한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 1905~1980)는 “오후 세 시는 뭔가를 하기에는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른 시간이다.”라 말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오후 세 시는 보통의 하루 중에서 태양도 엉거주춤하는 때 어쩌면 아주 애매한 시간으로 집중력이 흐려지기 쉬운 모호한 때이기도 합니다. 예술가로 수많은 고민과 생각을 안고 보낼 이 시간은, 황금과 같은 저녁 맞이를 위해 무사히 지나 보내야 할 그들의 중요한 시간일 것입니다. 오후 세 시가 지난 네 시를 위해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그들의 미래를 응원하는 마음에서 이 전시의 문을 엽니다.
감성빈, 그날, 2023, 캔버스에 유채 나무에 조각, 107x204cm
설박, 자연의 형태, 2023, 화선지에 먹, 40x40cm
윤준영, 가둔 밤의 정원, 2018, 한지에 먹 콩테, 97x130.3cm
정현준, 정의훈 에게, 2023,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28분
조현택, 빈방_26번방-함평군 월야면 외치리 213-1, 2015, 잉크젯 프린트, 120×90cm
노순천, 조각합주단, 2022-2024, 철, 동, 알루미늄, 나무, 3d 프린팅(플라스틱), 스피커, 사운드, 400x600x250cm
이정희, 담요드로잉-잊혀지다, 2019, 판넬에 담요(털) 원단, 가변설치
정나영, Wake Up!, 2024, 채집되고 조합된 흙, 석고, 74x180x65cm
하용주, Blind, 2014, 장지에 채색, 143x155cm
김설아, 눈물, 그 건조한 풍경, 2017, 종이에 아크릴릭 물감, 280x260cm
한혜림, 소리로 쌓은 탑, 2024, 2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5분 10초
최승준, BANG!, 2024, 캔버스에 유채, 150x230cm
김원정, 합(合) 연의 태피스트리, 2024, 밥상, 그릇에 심어진 야생화, 조명, 가변설치
박인혁, 풍경, 2023, 캔버스에 아크릴릭 물감, 파스텔, 오일파스텔, 195x150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