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광양의 풍광·서예의 멋에 취하고… 이건희 컬렉션도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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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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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도립미술관 ‘3개의 특별전’ 인기

평일 400명 주말 1000명 관람
韓 서예 거장 손재형 특별전도
러 출신 4인 그룹 작품도 소개

KTX 열차가 정차하는 순천역에서 택시를 타면 15분에서 20분이 걸린다. 시내버스로도 갈 수 있다. 여수공항에서 택시를 타면 30분쯤 후 도착한다. 지난 3월 개관한 전남도립미술관 이야기이다. 광양읍의 옛 역사(驛舍) 부지에 자리한 미술관 건물은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모던한 느낌을 주면서도 주변 자연풍광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미술관에서 만난 이지호 관장은 “개관 직후 관람객이 많았다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꺾였는데, 하반기 특별전을 하면서 다시 늘어났다”고 소개했다. 평일에 300∼400명이 찾고, 주말과 휴일엔 1000명이 넘는단다. 방역 수칙을 지키기 위해 관람객을 제한(2시간 기준 250명)하는 것을 감안하면 수용 가능한 최대치이다. 지난주엔 방탄소년단의 RM이 찾아와 전시를 보고 갔다.

미술관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특별전은 세 가지이다. ‘한국 서예의 거장 소전 손재형’(∼11월 7일),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고귀한 시간, 위대한 선물’(∼11월 7일), ‘AES+F, 길잃은 혼종, 시대를 갈다’(∼12월 26일)전 등이다.

이건희 특별전은 고 이 회장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은 21점 중 수리하고 있는 작품을 뺀 19점을 전시했다. 전남 출신 김환기, 오지호, 천경자와 더불어 광주 조선대 교수로 재직했던 임직순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김은호, 유영국, 유강열, 박대성 등 한국 미술사 거장들의 그림도 한자리에 걸려 있어 관람객들 발길이 오래 머무르는 모습이었다.

“이건희 전을 보러 왔다가 소전 전시를 만나고 진도 출신의 서예가 손재형 선생을 새롭게 알게 됐다는 관람객 반응이 많습니다.” 허유림 큐레이터 전언대로 소전은 요즘 관객에게 다소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그는 20세기 한국 서예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일제가 사용하던 ‘서도(書道)’라는 이름 대신 ‘서예(書藝)’라는 용어를 주창해 널리 쓰이게 했고, 전통 서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소전체를 정립했다. 일본인이 소장했던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삼고초려 끝에 국내로 되찾아온 수집가였고, 고향인 진도 일대에서 육영사업을 크게 펼친 교육자이기도 했다.

이태우 학예팀장은 “대형 작품인 ‘이충무공 벽파진 전첩비 탁본’ 등에서 보듯 한자를 조형적으로 아름답게 썼을 뿐만 아니라 한글 서예의 본을 보였다”며 “작품 옆에 자세한 해설을 써 놨으니 시간을 두고 찬찬히 관람하시면 좋겠다”고 안내했다. 이번 전시는 지역 유지로서 정계에도 진출했던 소전의 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해 매우 흥미롭다.

‘ASE+F’ 전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러시아 출신 4인의 아티스트 그룹 작품을 대규모로 소개한다. 4개 전시장에 걸쳐 사진, 조각, 미디어아트 등을 선보인다. 인간의 본성, 기후·환경 등의 주제를 담아낸 초현대적 감각의 작품들이 시선을 압도한다.

미술관 입장료 1000원을 내면 특별전 세 개를 모두 볼 수 있다. 이 관장은 “서울 등 타 지역에서 가족여행으로 좋은 풍광의 미술관을 찾아 싼 관람료로 이건희 전과 손재형 전 등을 함께 보면 경제적인 문화 활동이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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